선한 사람들은 훌륭하다 생각되면 힘들고 불결한 일일지라도 행할 것이네. 자신에게 부상을 가져올지라도 위험을 야기할지라도 멈추지 않을 것이네. 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라면 돈과 쾌락과 권력을 가져다주는 일이라도 하지 않을 것이야. 그들은 훌륭한 일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고, 부끄러운 일이라면 어떤 경우에도 현혹되지않아.
- 세네카, 윤리적 서한, 76.18

 

  좋은 일과 나쁜 일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사람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되는 행동을 했을 땐, 결과에 상관없이 좋은 결과가 된다고 한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

 

  어떤 일을 하더라도 즐기면서 하느냐, 억지로 하느냐는 한 끗 차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어떤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일인가?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항상 좋은 결과가 된다.

 

  이번 달이 되면서 나도 지금의 회사에 입사한지 1년이 지났다. 나는 일을 즐기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즐기고 있다면, 하루 업무를 1~2시간 연장 해도 즐거울 것이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정시퇴근을 하더라도, 업무시간에 업무를 하더라도, 그냥 시키는 것만 하자라는 생각이 든다.

 

  회사를 다니면서 내가 떳떳하게 할 수 있고, 즐기면서 할 수 있는 행동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자. 이를 통해 그동안 살아온 내 유일한 경험, 공간, 환경이 나의 사고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를 먼저 이해하고, 직장과 일의 태도를 수정해 나가자. 그렇게 삶을 조금씩 Upgrade 하자.

'My Number > 1m.1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독후감]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0) 2020.03.02

"통통 튀는 할리퀸의 매력, 역시 DC 스토리는 유치해"

2019.03.07

2월 5일 개봉하여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영화... 그래서 그런지 VOD가 일찍 나왔다. DC세계관을 잘 알지 못하여 걱정했지만 영화보는 내내 친절하게 설명이 나와 관람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DC를 좋아한다기 보다는 마고 로비가 너무 할리퀸이란 캐릭터와 잘어울려 보고 싶었다. 영화 보는 내내 할리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할리퀸이 너무 통통튀어서 헌트리스 말고는 딱히 캐릭터가 살지 못하는 듯 했다.

영화는 조커와 사귈땐 건드리지 못하던 할리퀸이 조커와 헤어지면서 원한을 품은 많은 이들이 할리퀸에게 복수를 하려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복수자가 나타날때 마다 복수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부분이 재미있었다. 또한 할리퀸은 정말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많이하는데 '역시 할리퀸이다' 생각하며 감탄했다. 실제로 생각해보면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이지만, 할리퀸은 이런 장면들을 찬란하게 표현할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그러나 영화에서 할리퀸의 매력과 액션을 볼 수 있지만, 다른 캐릭터가 할리퀸에 비해 묻혀 아쉽다. 그나마 헌트리스가 세상물정 모르는 킬러 캐릭터라 조금 부각된다. 다른 캐릭터는 영화를 보고 나서 이름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할리퀸의 영향력에 묻혔다.

스토리전개는 다소 유치하다. 역시 DC만화 원작이라 그런지 이야기보다는 시각적이고 재미요소에 집중해 보았다. 이 말은 결국 보고나서 남는 것은 없다는 것이다. 철저히 미국 스타일의 영화이다. 아무 생각없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추천한다.

 

 

 

 

 

 

'My Number > Movi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리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0) 2020.03.04

"치밀한 개연성과 뛰어난 연기력 그러나 긴장감, 스토리, 반전 제로..."

2019. 03. 03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코로나 영향으로 영화관에 달랑 4명... 코로나 19가 걱정되었지만 사람이 없어 오히려 안심이었다. 어떻게 보면 영화보기엔 최적의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영화에서는 제목대로 여러 짐승들이 등장한다. 모두 심각한 돈 문제로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 영화 초반 돈 때문에 사채업자에 시달리고, 매춘을 하고, 범죄를 계획하는 저지르는 이들이 딱해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사람들이 사망보험금이 담긴 돈가방을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다.

 

돈 가방이라는 소재로 놀랍게 이 인물들은 개연성을 가지게 된다. 자신의 돈가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모두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고 돌진하는 캐릭터들이 재미있다. 연륜이 있는 배테랑 배우들 답게 변하는 표정 하나하나 보는 맛이 있다. 하지만 이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에도 불구하고 긴장감은 덜했다. 너무 현실처럼 그려서 그런 건지, 그동안 이보다 자극적인 것을 많이 봐서 인지 모르겠지만, 보는 내내 평이하게 흘러갔다.

 

중간 곳곳에 웃음 포인트가 있던거 같은데 웃기지 않았다. 차라리 이런 요소들을 삭제하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스릴 있고 긴장감 있게 만들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내가 오늘 본 영화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라는 제목보다는 '지푸라기가 있어 잡는 사람들'로 보았다.

 

총평: 현실에서 충분히 가능한 개연성과 뛰어난 연기력이 볼만한 영화, 하지만 너무 현실적이어서 그런가? 요즘 영화가 자극적이어서 그런가? 부족한 스릴, 긴장감.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 김초엽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中]

 

" 우리는 그곳에서 괴로울 거야.

하지만 그보다 많이 행복할 거야. "

 

이 두문장을 설명하기 위한 SF소설이다. 이 문장은 책 뒤 표지에도 적혀있는데 소설을 읽고 봐야 더 와 닿는 문장이다. 마을이라는 유토피아에 사는 데이지가 소피에게 유토피아보다 괴로움이 존재하는 시초지(지구)가 더 나은 이유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한다. 마을과 지금의 시초지를 만든 릴리 다우드나의 역사와 올리브가 만든 마을의 순례 제도. 그리고 올리브 또한 지구에서 생을 마감하게 된 과정. 이러한 내용을 보면서 행복의 의미를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행복이란 괴로움이 있기에 존재하는 것이고, 사실 괴로움이 많을수록 행복도 많아진다.

 

여기서 그려진 시초지 지구는 비개조인과 개조인으로 나뉜 분리주의가 만연한 세상이다. 개조인 들을 신인류라고 부르며 지구의 중심에 살지만, 비개조인 들은 개조인과 유전자가 다르다는 이유로 배제되며 외곽에서 힘들게 살아간다. 하지만 역설적이게 비개조인들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개조인들이 사는 세상은 마을이랑 같아 보인다. 따라서 괴로움이 존재하지 않고, 행복의 의미도 깊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비개조인들은 괴로움이 만연하고, 괴롭지 않을 경우가 많이 생긴다. 괴롭지 않아 질 때 비로소 행복을 느낀다. 따라서 확률적으로 비개조인들이 행복할 확률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괴로움이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할 수 있다는 결론?이 되는 건가? 약간 이상한 메시지이지만 놀랍게도 이런 생각으로 위의 문장을 읽으면 위로가 된다. 김초엽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차별받고 있는 사람, 세상에 저항하고 있는 사람, 괴로운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달하려는 목적이었을까? 아픈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내려 한 것일까? 정답은 아니겠지만 나는 글을 읽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 사실 세상에는 완벽히 똑같은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멍청하게도 모든 것을 일반화시킨다. 사람은 이래야 된다. 보통사람은 이렇다. 그런 생각들이 단결을 만들기도 하지만 일반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을 배제시킨다.

 

배제된 사람들은 여기에 맞서 싸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같이 맞서 싸우는 사람들은 서로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맞서 싸우면서 행복해한다. 괴로움이 있고 그 괴로움에 저항하면서 행복해한다? 데이지가 이런 말도 했다. 우리는 행복하지만, 행복의 근원을 모른다는 것. 괴로움이 있어 행복하다면 여기서 말하는 근원은 괴로움인 건가. 내가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헷갈린다.

 

두 번째 읽는 책이었다. 하지만 처음 읽었을 때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 Recent posts